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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 YUNJUNG


Daily Light

20 July - 2 August 2023










<작가 노트>




최윤정 | Artist


illusion


   Illusion 회화 작업은 나의 일상 공간에서 발견되는 빛과 그림자의 찰나적이고 환영적인 이미지를 포착함으로써 시작된다. 

   어느 날 나는 매일 오고 가는 차갑고 딱딱한 공간에서 작은 바람에 일렁이며 영롱하게 빛나는 나무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한다. 그 현상이 공간에 잠시 머무를 때, 난 그 장소가 처음인 듯 새롭고 신비하여 한동안 막연하고, 멍하니 대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따스한 경험으로 인해, 지루하고 힘들었던 날들에 대한 위로와 어떤 순간이 가진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매일 반복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별거 아니거나 감사하지 않은 순간은 없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주변에 머물며 반짝거리는 빛들과 같이 매 순간 흔들리며 빛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상 또는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시원하고 차분한 그림자, 우연히 다른 시간에 길을 걷다가 발견하는 흔들리는 빛 덩어리들, 매시간 달라지는 공기와 온도, 따스한 느낌과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찰나의 자연의 시간 들 모두가 나의 작업 소재와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들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내가 보고 느낀 일상의 감정들과 생각을 반영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다양한 색감들과 부드러운 느낌을 투영함으로써 더욱 편안하고 안정된 표현으로 관람자 역시 나의 작품을 통하여, 내가 느낀 따스한 위로와 나른한 휴식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일1호 프로젝트

   

   2023년 1월 1일부터 100일 동안 1호 사이즈 캔버스에 담아낸 작은 빛들은 온전히 나를 위한 작업이었다.

   돌도 안된 아이를 키우며 내 작업은 뒷전이었고 잠깐 내 시간이 생겨도 육아에 관한 정보들을 찾아보느라 정신까지 지쳐있었다. 스트레스로 만성 피부병에 우울증 증상까지 와서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느낌이었다. 새해부터는 변화가 필요했다. 건강하고 행복해지고 싶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테니까.

   나에게 온전한 내 시간을 24시간 중 1시간, 아니 5분이라도 갖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이 없을 땐 그냥 하늘의 빛이라도 색칠해 봐야지 생각하고 시작한 1호 그리기 덕에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다. 하루에 조금이라도 내 것을 한다는 것 자체로 알찼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의 빛, 또는 오래전 수집해 놓은 추억의 빛들을 모두 끄집어내어 작업하며 한 점 한 점 쌓일 때마다 두근거리고 행복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니 신기하게 피부병도 나아지고 활력이 생겼다. 그림으로 모든 것들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의무감이나 숙제가 아닌 즐기는 마음으로 100일 동안의 목표를 끝낼 수 있었다. 그렇게 완성한 1호 100일 프로젝트는 나에게 아기가 태어나 처음으로 통잠을 자는 100일의 기적과도 같은 뜻깊은 작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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